
은혜로우신 아버지 하나님!
오늘은 대제사장의 뜰에서 예수님을 모른 척했던 베드로를 묵상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심지어 가족까지 등지며 주님을 따랐던 그였지만, 무죄한 자에게 폭력이 가해지고, 이유 없는 비난이 쏟아지는 순간, 그는 두려움에 휩싸여 주님을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자비의 주 하나님! 베드로의 모습에서 저의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합니다. 우리는 그보다 더 연약하고, 용기 없는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이 부르심이 때로는 도전이 되기보다, 우리에게 무겁고 버거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만약 그날, 나도 그 뜰에 있었다면,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이 제 마음을 짓누릅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는 베드로의 눈물을 기억합니다. 수치와 절망 속에서도 참회하며 흘린 그 눈물을 주님께서 새롭게 하셨듯, 온전히 주님을 따르지 못하는 우리의 삶도 붙들어 주시고 회복시켜 주소서. 우리의 연약함이 낙심의 이유가 되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그 빈자리 위에 성령께서 임하시어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은혜를 경험하게 하옵소서. 우리의 약함을 강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오늘 하루도 십자가 사랑의 주님께 온전히 나의 삶을 맡깁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지거쾨더의 사순절 그림묵상 ‘베드로의 부인’>